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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0대 명산 찾기] 눈꽃 수놓은 천상의 화원 '두타산'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06/01/20
조회수
8876
스포츠조선 두타산[동해]=남정석 기자

일부러 광야에 나서서 괴로움을 겪으며 불심을 닦는 일을 '두타행(頭陀行)'이라고 한다. 겨울의 한복판인 지난 15일, 추위와 눈을 마다하지 않고 강원도 동해시의 두타산(頭陀山)을 찾은 '백산찾사'(한국 100대 명산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 역시 '구도의 길', 그것을 닮은 듯 보였다. 세월은 물처럼 도도하게, 바람처럼 쏜살같이 지나간다.

100개월 동안 한 달에 한번씩 한국 100대 명산을 찾아가는 '스포츠조선-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가 어느덧 1년, 12개월의 발자취를 모두 써내려가고 새로운 해, 13번째 발길을 시작했다. 두타산은 장쾌한 산세에 걸맞게 겨울에 눈이 많은 곳. 지난 주 전국을 적신 단비가 두타산 8부 능선에선 눈으로 변해 있었다.

심설을 헤치는 것이 겨울 산행의 백미라지만 2년전 백두대간 종주 당시 폭설로 인해 길을 가지 못하고 결국 봄을 기다려야 했던 '아픈 기억' 때문에 산행 시작 전 내심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기우는 기우일뿐, 삭풍이 몰아치는 댓재를 출발해 산행길에 접어들자 언제 그랬냐는듯 바람이 잠잠해졌다. 때로는 시련을 던져주지만 눈과 바람, 비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산은 역시 위대한 존재다. 아름드리 노송 지대를 지나자 겨울이 빚어낸 천상의 화원인 눈꽃과 상고대가 온 산을 뒤덮고 있었다. 눈과 바람이 빚어내고 꽃을 피운 순백의 향연과 손에 잡힐듯 보이는 동해의 푸르름이 조화를 이뤄 백산찾사의 발길을 자꾸 붙잡았다.

3시간여의 가파른 산행 끝에 널찍한 공터와 같은 두타산 정상에 올랐다. 하산길은 자태가 아름다워 그 이름을 '무릉도원'에서 따온 무릉계곡. 급경사에다 꽝꽝 얼어버려 미끄러운 길을 걸어내려오는 고행이었지만 수많은 옛 문인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폭포와 깎아지른 듯한 병풍 바위, 두타산성, 노송이 무릉의 명성을 말없이 지켜주고 있었다. 눈이 자취를 감춘 고도 1000m에서 앞선 사람의 발길을 놓쳐 계곡이 아닌 쉰움산을 거쳐 천은사로 내려간 몇 명의 백산찾사는 무릉의 진경을 보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군데군데 녹아있는 무릉 계곡수가 대여섯번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푸르름이 다시 온 산을 뒤덮으리라.

● 두타산은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으로 박달령을 사이에 두고 청옥산과 마주하고 서있다. 울창한 수림과 기암절벽에 노송이 뿌리를 내려 산세가 수려하다. 이름처럼 불교와 인연이 깊은 산. 무릉계곡에는 조선 4대 명필인 양사언의 친필이 새겨진 넓은 무릉반석과 더불어 호암, 배틀바위, 벼락바위 등 이름난 바위와 용추, 칠성, 박달폭포 등 유난히 폭포가 많아 사계절 산행지로 유명하다.

● 이색 참가자 "히말라야처럼 멋져" 산행동참 네팔 세르파 장부씨 "한국의 산은 히말라야에 비견될 정도로 아름답네요." 이번 두타산 산행에는 네팔의 유명 세르파가 참가해 관심을 모았다. 세랍 장부 세르파(37)는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대장 등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세계적인 국내 산악인들과 함께 17번의 히말라야 원정에 참가, 이들의 성공에 큰 도움을 준 조력가. 자신도 14좌 가운데 8좌를 오른 베테랑 산악인이다. 지난 2000년 네팔인 최초로 K2(8611m)에 올랐던 장부는 네팔인으론 처음으로 14좌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지인들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아 산행에 참가했던 장부는 "히말라야에선 4000m이상 올라가야 눈이 있지만 한국에선 1000m대에도 눈이 있어 놀랍다"며 "한국 겨울산의 아름다움이 히말라야에 못지 않다"고 감탄. 장부는 오는 3월 박영석 대장과 함께 에베레스트 횡단 도전에 이어 마나슬루, 가셔브롬 1, 2봉 등 올 한해 3좌에 도전한다. 이어 내년에 남은 3좌를 오름으로써 14좌 완등이라는 대업에 마침표를 찍을 계획. 그는 "히말라야 원정대의 최고 조력자들이면서도 정작 네팔 세르파 가운데 14좌 완등자가 아직 없다"며 "네팔인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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